좋은 시

봄 편지 / 황 금 찬

시인묵객 2015. 3. 23. 19:30

 

 

 

 

 

 

봄 편지 /  황 금 찬

 

 

봄을 기다림이

손끝에 닿았다기에

입춘 날 아침에

편지 한 통을 보내노라

 

바람 부는 사연은

다 묻어 두고

물오르는 가지에

터져 나오는

봄눈을

소중한 보석처럼 담아 드리고

 

계곡에 얼음이 풀리고

흐르는 물소리

남국에서 편지에 담아

보내노라

하루 낮 하루의 밤을 지내며

 

사람은 꽃 같은 마음에서 오고

인정은

향기에서 오느니

이 시대에 꽃과 향기가 되라

 

그리하여 사랑이 없는 마음에도

꽃이 피고

인정이 없는 이 들판에서

짙은 향기가 풍겨라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봄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꽃 같은 마음을 기다리고 있다.

향기의 인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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