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들국

시인묵객 2008. 12. 25. 10:07


 

 

 

 

 

 

 

들 국   /   김 용 택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 한다 요

뭐 한다 요. 산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한 다요

산 너머,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 불고

 

산아래 집 뒤 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 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 다요

뭔 소용이 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한 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하얀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 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이 다 가도록

서리 밭에 하얀 들꽃으로 피어 있으면

뭐 한다요. 뭔 소용 이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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