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뜨락 / 신 영 림
그대는 어느 즈음에서
노을 비낀 하늘을
고요한 눈길로 바라보고 서 있을까요
한 올 한 올 갈 빛 숨 이는 소슬임
그리움의 노래로 안아
갈대 숲 소리 없는 함성에
격정을 삭이고 있을까요
아니면, 솟구쳐 부서지는
폭포수의 가슴으로 담고 있을까요
갈대 흰 꽃술 등줄기 스치는
바람이 거세지고 가을 빛살이
점점 작아지며 여위어 가네요
고뇌의 그림자를 에우고
별이 기억을 지워가는 시간
고갯마루 달려와 곤한 꿈을 꾸는
그리움이 잠이 듭니다
바람의 뜨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