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행복

시인묵객 2013. 11. 22. 19:30

 

 

 

행복(幸福) / 김 남 조

 

 

새와 나,

겨울나무와 나,

저문 날의

만설(滿雪)과 나,

 

내가 새를 사랑하면

새는 행복할까

나무를 사랑하면

나무는 행복할까

눈은 행복할까

 

새는 새와 사랑하고

나무는 나무와 사랑하며

눈송이의 오누이도

서로 사랑한다면

 

정녕 행복하리라

그렇듯이

상한 마음 갈피갈피

속살에 품어주며

그대와 나도 사랑한다면

 

문득 하느님의 손풍금소리를

들을지 몰라

보석(寶石)의 귀를

가질지 몰라

 

빛과 고요, 서문당,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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