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안개 / 김 소 월
눈들이 비단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차마 잊지 못할 때러라
만나서 울던 때도 그런 날이요
그리워 미친 날도 그런 때러라
눈들이 비단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홀못숨은 못 살 때러라
눈 풀리는 가지에 당치마 귀로
젊은 계집 목매고 달릴 때러라
눈들이 비단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종달새 솟을 때러라
들에랴 바다에랴 하늘에서랴
아지 못할 무엇에 취할 때러라
눈들이 비단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차마 잊지 못할 때러라
첫사랑 있던 때도 그런 날이요
영이별 있던 날도 그런 때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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