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언제인가 한 번은

시인묵객 2013. 8. 6. 19:30

 

 

 

 

 

 

언제인가 한 번은 / 오 세 영

 

 

 

우지마라 냇물이여.

언제인가 한 번은 떠나는 것이란다.

우지마라 바람이여.

언제인가 한 번은 버리는 것이란다.

 

계곡에 구르는 돌처럼,

마른 가지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삶이란 이렇듯 꿈꾸는 것.

 

어차피 한 번은 헤어지는 길인데

슬픔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청솔 푸른 그늘 아래 누워서

소리 없이 흐르는 흰 구름을 보아라.

 

격정激精에 지쳐 우는 냇물도

어차피 한 번은 떠나는 것이란다.

 

(·시인,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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