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노래 / 이 성 선
내가 최후에 닿을 곳은
외로운 설산이어야 하리.
얼음과 백색의 눈보라
험한 구름 끝을 떠돌아야 하리.
가장 외로운 곳
말을 버린 곳
그곳에서 모두를 하늘에 되돌려주고
한 송이 꽃으로 가볍게 몸을 벌리고
우주를 호흡하리.
산이 받으려 하지 않아도
목숨을 요구하지 않아도
기꺼이 거기 몸을 묻으리.
영혼은 바람으로 떠돌며 孤絶을 노래하리.
그곳에는 죽은 나무가 살아 있는
나무보다 더 당당히
태양을 향하여 無의 뼈대를 창날같이 빛낸다.
침묵의 바위가 무거운 입으로 신비를 말한다.
가장 추운 곳.
외로운 곳
말을 버린 곳에서
최후를 마치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