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 고 은 영
그립다 말하리요
섧디 섧은 고백이라
차마 들키기 싫었지
그대는 모르리
감추어 안으로 삭던 외롬
꿈꾸던 외줄기 푸른 사랑
미지로 겉돌던
가늠할 수 없던 안개
진즉슨 그곳을
샅샅이 헤집고 싶었지
거친 광야 같은 갈급한 마음
그대는
내게 너무나 멀리 있어
닿을 수 없는 성 만질 수 없는 꿈
군데군데 물이든 너무나 외람된 서글픔
한마디 말도 못하고
밀물처럼 젖어들어
못 견디게 보고 싶던 그리움
그대를 부르고 싶던 말줄임표
사소한 것들이 켜켜로 쌓이던
줄기찬 심연의 아픔
차마 고백할 수 없어 그대를 포기하고
마음의 빗장 사이 빼곡한
그대 향한 문을 닫고 돌아서던
그래,
지금은 영혼에 심겨진
그대 줄기를 한올씩 풀어
유월 높은 창공에 뭉클한 가슴앓이
싱그런 바람줄기로 날리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