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짝사랑

시인묵객 2013. 1. 27. 19:30

 

 

 

 

짝사랑 / 고 은 영

 

 

그립다 말하리요

섧디 섧은 고백이라

차마 들키기 싫었지

그대는 모르리

감추어 안으로 삭던 외롬

꿈꾸던 외줄기 푸른 사랑

 

미지로 겉돌던

가늠할 수 없던 안개

진즉슨 그곳을

샅샅이 헤집고 싶었지

거친 광야 같은 갈급한 마음

 

그대는

내게 너무나 멀리 있어

닿을 수 없는 성 만질 수 없는 꿈

군데군데 물이든 너무나 외람된 서글픔

 

한마디 말도 못하고

밀물처럼 젖어들어

못 견디게 보고 싶던 그리움

그대를 부르고 싶던 말줄임표

 

사소한 것들이 켜켜로 쌓이던

줄기찬 심연의 아픔

차마 고백할 수 없어 그대를 포기하고

마음의 빗장 사이 빼곡한

그대 향한 문을 닫고 돌아서던

 

그래,

지금은 영혼에 심겨진

그대 줄기를 한올씩 풀어

유월 높은 창공에 뭉클한 가슴앓이

싱그런 바람줄기로 날리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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