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노래 / 고 명
누가 목숨 부치다 간 자리인가
누구를 떠나보낸 생채기인가
구멍 뚫리고 찢어진 마른 잎들,
가랑잎 더미를 들추며 아무리 찾아봐도
성한 잎이라곤 하나도 없다
빨강 노랑
금과 은으로
빛나던 시간의 그 어느 그늘에
눈물은 숨어 있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날에 이르러서야
그 상처의 알몸을 하늘 아래 다 드러 내는가
가랑잎이여,
모든 사라져 가는 것들이여,
짧은 추억 하나
어머니 무릎처럼 베고 누워
쉬 거라,
부디 편히 쉬 거라
(·시인, 전남 광주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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