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낙엽의 노래

시인묵객 2012. 11. 11. 19:30

 

 

 

 

 

낙엽의 노래 / 고 명

 

 

 

누가 목숨 부치다 간 자리인가

누구를 떠나보낸 생채기인가

 

구멍 뚫리고 찢어진 마른 잎들,

가랑잎 더미를 들추며 아무리 찾아봐도

성한 잎이라곤 하나도 없다

 

빨강 노랑

금과 은으로

빛나던 시간의 그 어느 그늘에

눈물은 숨어 있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날에 이르러서야

그 상처의 알몸을 하늘 아래 다 드러 내는가

 

가랑잎이여,

모든 사라져 가는 것들이여,

짧은 추억 하나

 

어머니 무릎처럼 베고 누워

쉬 거라,

부디 편히 쉬 거라

 

 

 

(·시인, 전남 광주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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