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랑잎 / 유 안 진
모르겠다.
내사 모르겠다.
눈 딱 감고 송두리째
내던지고 싶은 맘일까
가을나무는
제 몸 제 맘대로 어찌 못하는
멍이 드는 가을 잎
잎 지는 가을나무를 보면
낭떠러지 저 아래
나 모르는 세상으로
뛰어 내리고만 싶어질 뿐
손 털고 일어서
바람에 내어맡기고
어디로든 멀리 사라지고만 싶어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