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엔 하늘을 닮고싶다

시인묵객 2012. 10. 13. 19:30

 

 

 

 

가을엔 하늘을 닮고 싶다 / 전 형 철

 

 

가을엔

하늘을 닮고 싶다

눈물 글썽이며

해풍에 쓸려간 여름을 내려놓고

묵묵히 날아오른

파란 하늘을 닮고 싶다

 

눈부신 그대 흰 목

꿈처럼 그리는

구름 한 점 가슴에 품고

앙상하게 울고선 나목의 슬픔

넉넉히 감싸 안은

하늘이 되고 싶다

 

붉은 입술 가을로

여름에 입 맞추면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귀밑머리 흔드는 바람에 밀려

먼산처럼 아득히 느낄때

 

고즈넉한 계절

짓무른 고독

가만가만 다독이며

마른 가슴 비워내는

하늘을 닮고 싶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월의 아침  (0) 2012.10.15
저녁 무렵의 시  (0) 2012.10.14
비 개인 하늘처럼  (0) 2012.10.12
가을 편지  (0) 2012.10.11
10월의 엽서  (0) 2012.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