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부는 날 / 이 효 녕
오늘처럼 가을바람이 부는 날
그대가 돌아올 것 같아
낙엽으로 그네를 만들어 타고 내려와서
들국화 꽃 활짝 피어 있는
가을의 뜨락을 무작정 서성 입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곁으로
당분간 오지 못하는 그대인줄 알면서
그대는 언제나 하늘을 떠도는 별이 되어
내 마음의 언덕을 떠돌면서
오늘 같이 바람이 부는 날
갈대로 손짓하여 날 부른다는
쓸쓸한 생각이 마음 위로 저밉니다
나는 오늘도 빈 뜨락에 서서
바람 따라 마냥 흔들리는
언덕의 갈대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갈대는 햇살에 반짝이며
손짓하여 아직도 날 부르기에
내 그대에게 몸을 맡기듯
서로가 서로를 안고 움직이는 데도
바람으로 서걱이듯 흔들려
그를 바라만 보는 나는
한 마리 외로운 사슴이 되어
뜨락에서 메마른 풀잎을 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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