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첫 마음

시인묵객 2012. 1. 25. 07:00

 

 

 

 

 

 

 

 

첫 마음 / 정 채 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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