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시인묵객 2011. 10. 9. 18:30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 류 근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서로를 외롭게 하지 않는 일

사랑 때문에 서로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 일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오히려 슬픔을 슬픔답게

껴안을 수 있는 일

아픔을 아픔답게

앓아 낼 수 있는 일

 

 

먼 길의 별이여

우리 너무 떠돌았다

우리 한 번 눈맞춘 그 순간에

지상의 모든 봄이 꽃 피었느니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푸른 종 흔들어 헹구는

저녁답 안개마저 물빛처럼

씻어 해맑게 갈무리할 줄 아는 일

 

사랑 때문에

사랑 아닌 것마저 부드럽게

감싸 안을 줄 아는 일

 

 

이제 우리가 진실로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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