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적막한 바다가

시인묵객 2011. 6. 19. 13:13

 

 

 

 

 

 

 

 

적막한 바닷가   / 송 수 권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번 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번 씩

저 뻘밭이 밀물이 쳐 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 녁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 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 바삐 서녘 하늘을 깨워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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