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기다림

시인묵객 2011. 6. 17. 14:35

 

 

 

 

 

 

 

 

기다림   / 모 윤 숙

 

 

 

천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지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리다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오월강 위로 노를 저어 오시렵니까?

 

 

감초인 사랑이 석류알처럼 터지면

그대는 가만히 이 사랑을 안으려 나이까?

 

내 곁에 계신 당신이온데

어이 이리 멀고 먼 생각의 가지에서만

사랑은 방황하다 돌아서 버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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