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당나귀 여린 발자국으로 걸어간 흙 밤

시인묵객 2011. 1. 25. 13:06


 

 

 

 

 

 

 

 

당나귀 여린 발자국으로 걸어간 흙 밤  / 박 정 대

 

 

 

 

내 고독의 大地 위로 인플루엔자 같은 사랑이 왔네

사랑은 고통처럼 깊어 비 내리다 눈 내리다

봄밤은 좀처럼 마당가에 있는 꽃봉오리에게로 가지 못하네

 

나는 습관처럼 또 담배를 피워 물고 지금 다시 사랑은 치명적으로 덜컹거리네,

밤마다 그대에게로 가는 길을 묻기 위해 가수들은 밤새 파두를 부르지만

나는 밤의 부둣가에서 그대에게 밀항하기 위하여 내 상처를 두들겨 木船 한 척 맹그네

 

나의 목선이 밤새 저 검푸른 파도를 헤쳐 나가면

끝내 그대 눈동자의 새벽에 닿을 수 있을까

정박할 수 있을까

 

밤이 아파하는 곳으로부터 地上의 상처 같은 초 저녁 별들 떠오르고

그대가 아파하는 곳으로부터 나는 또 비 내리고 눈 내리네

 

파두 듣는 밤, 비에 젖고 눈에 묻힌 봄밤

백 년 동안의 고독이 비 내리다 눈 내리다 지쳐 이제는 파두, 파두, 파두,

소리치며 나에게로 쏟아져오는 고독의 흙 밤

 

밤하늘엔 여전히 아물지 못한 별빛들 당나귀 여린 발자국처럼 빛나는데

강을 건너 사막을 지나 내 영혼의 天體와 심장의 천막을 펄럭이게 하며,

 

]독감 같은 사랑이 왔네

내 사랑의 大地 위로 인플루엔자 같은 고독이 찾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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