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12 월

시인묵객 2010. 12. 1. 15:17

 

 

 

 

 

 

 

  12월   /   오 세 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대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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