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백 / 김 정 선
그대만 생각하면
소나기 퍼붓는 우울한 오후도
먹구름 사이로
빼곰히 얼굴 내미는
홍조 띤 밝은 햇살로 변한다는 걸
그대 아시나요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연분홍 편지지 안에 가득 담가놓고는
홀로 수줍어 콩당 거리는 가슴
어찌할 줄 몰라
넘치고 마는 휴지통속의 고백을
그대 아시나요
7월, 싱그러운
푸르름이 절정에 달아오른
자작나무 숲을 걷다
가벼운 바람 불어와 내 머리를 스치면
마치 그대 손가락 인 냥
깜짝 놀라 뒤돌아 서는 내 모습을
그대 아시나요
이 모든 말들을
입 속에서 껌을 씹듯 오물거리다
결코 삼켜버리고 마는
바보 같은 침묵의 고백이지만
그래도 내겐
행복한 고백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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