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방 울 / 이 운 학
비 내리는 날
러닝머신 위에서 바라보는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수천 개의 물방울
만질 수 없는 그대의 마음 같아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동안
내 몸에도 수천 개의 물방울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되어
팔, 다리 성한 곳 하나 없이 수포를 만들어 놓는다.
털어 내며, 부서지도록 더 굵은 빗줄기 쏟아지면 좋으리
그러면 수천 개의 물방울 한 몸으로 주르륵 흘러내려
흔적 없이 사라지는 그 맑은 길 따라가고 싶어
비 내리는 날 내 몸에도 수천 개의 물방울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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