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물방울

시인묵객 2010. 3. 6. 11:04


 

 

 

 

 

 

 

물 방 울    /    이 운 학

 

 

 

비 내리는 날

러닝머신 위에서 바라보는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수천 개의 물방울

만질 수 없는 그대의 마음 같아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동안

내 몸에도 수천 개의 물방울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되어

팔, 다리 성한 곳 하나 없이 수포를 만들어 놓는다.

 

털어 내며, 부서지도록 더 굵은 빗줄기 쏟아지면 좋으리

그러면 수천 개의 물방울 한 몸으로 주르륵 흘러내려

흔적 없이 사라지는 그 맑은 길 따라가고 싶어

 

비 내리는 날 내 몸에도 수천 개의 물방울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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