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1 / 김 용 택
바람이 붑니다
가는 빗줄기들이 옥색 실처럼 날려오고
나무들이 춤을 춥니다
그대에게
갈까요 말까요
내 맘은 절반이지만
날아 온 가랑비에
내 손은 젖고
내 맘도 벌써 다 젖었답니다
내 가슴에 묻혔던 내 모습은 그대 보고 싶은 눈물로 살아나고 그대 모습 보입니다
내 가슴에 메말랐던 더운 피는 그대 생각으로 이제 다시 붉게 흐르고
내 가슴에 길 막혔던 강물은 그대에게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아, 내 눈에 메말랐던 내 눈물이 흘러 내 죽은 살에 씻기며 그대 푸른 모습,
언 땅을 뚫고 솟아나는 모습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