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꽃잎 위의 나비 한 마리

시인묵객 2009. 7. 15. 09:26


 

 

 

 

 

 

꽃잎 위에 나비 한 마리  /  이 효 녕

 

 

우리 세상사는 날 바람 불어도

꽃이 피었다 지는 아픔보다도

잎사귀를 달아 펄럭이는 나무

 

어느 깊은 밤에도

하늘에서 떠도는 달빛을 건져

흐린 기억의 언덕 어디쯤 저물어

뿌연 그리움 흐리게 지워놓는다

 

한 사람을 사랑하여 기다리는 일이

바람에 앞에 나무들이

푸른 잎사귀 다는 것보다도

아주 어려운 일이라도

 

밤이면 잠결에 떠도는 너의 모습

살 속 깊이 박히는 향기도

화려한 봄꽃의 아름다운 흔적 남겨

 

내 가슴에 달린 하나의 잎사귀 위에

고운 이름 아름답게 새겨질 때까지

쉼 없이 마음속으로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

 

너를 생각만 해도 눈이 너무나 부셔서

황홀해진 눈이 자꾸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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