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여인 / 박 영 배
어제 그친 비로
세상은 더욱 밝아지고
새벽 짙은 안개
안쓰럽게 물러나면
유월은
푸른 실록으로
햇쌀 가득한 미소 보낸다
산 어귀 찔레꽃
그 향기에
벌 나비 취해 놀고
미조에서 부는 바람
꽃구름 타고
여름 맞이 가면
원숙한 여인네
굵은 비치반지 끼고
하늘가 곳곳에
푸른 정열을 쏟아낸다
빨간 앵두 익어가 는
실안 앞 바다
저 은빛 물살 에
여인은 눈시울 닦으며
말 없이 돌아서겠지
당신은 연한 분홍이나
보라 빛 한복이 어울릴 듯 한데
살짝 분 바르고
상큼한 미소로 나에게 오소서
난 당신을
이쁜 가마에 태워
강남으로 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