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유월의 아침

시인묵객 2009. 6. 7. 14:18


 

 

 

 

 

 


유월 아침       /       모 윤 숙

 


 

 

 

보리밭 넘어온 六月(유월) 아침은

우리 집 헌 바재에 웃고 머뭅니다.

남빛 나팔꽃 돌담에서 잠 깨고

희조조 이슬 땀에 맑은 세수하노나.

 


샛빨간 적삼에 물동이 이고

돌각 담 싹 돌아서는 앞집 얌분이

오늘 아침 어느 골의 손님 오셨나

수줍은 물바가지 동당동당하노다.

 


곱슬거린 적은 山(산)길에

호박 국의 우뚝 솟은 조밥이고

이슬이 닿을세라 치마꼬리 휘감으며

男便(남편) 찾아 논길에 종종걸음 바뻐라.

 


안개에 휘감긴 먼 山(산)은 羊(양)의 빛으로 하이얗고

숨차 흐르는 바윗골 山(산)냇소리

六月(유월)의 아침은 처녀의 꿈처럼 수줍어라

六月(유월) 아침은 내 마음 위에 한가히 누워가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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