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봄....

시인묵객 2009. 3. 6. 10:00


 

 

 


 

 

 

봄     / 오 세 영

 


 

 

봄은

성숙해 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향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 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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