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편지 / 김 정 우
그리워 그리워서
가슴이 너무 아파 오는 날에는
편지를 씁니다
하얀 편지지에는
물빛 얼굴을 한 그대가
파도처럼 출렁일 뿐
마음은 글이 되지 못합니다.
처음에 알던 설레임은
이제는 즐거운 아픔으로
추억하게 합니다.
그리워한다는 건 미처
다 사랑하지 못한 안타까움일 뿐
언제나 다 채워지지 않은
갈증처럼 답답해 오는
가슴 아픔입니다
얼룩진 편지가 전해진
그대 손안에서
마른 기침 같은 불편함으로
읽혀진 나의 마음은
언제나 초라하다고 느끼는 것은
받지 못한 답장을
기다리는 어리석음입니다
마음이 마음으로 통하지 못하는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는 사람을
난 알지 못하지만
오늘 흔들리는 별빛 아래서
또 그렇게 편지를 씁니다.
그대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할 말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그리워 그리워서
가슴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답장 없을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은
그대를 사랑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