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청포도/이육사

시인묵객 2020. 7. 6. 11:14

 

청포도 /이육사 / 시인, 독립운동가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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