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삼월이 오면/이길원

시인묵객 2019. 3. 11. 08:00

 

 

삼월이 오면/ 이길원

 

산으로 오르겠습니다.

봄 눈 질척이는 등산로를 따라

이제 막 눈뜬 시냇물 소리에 가슴 헹구고

남쪽바다가 가스른 바람으로

얼굴을 단장하겠습니다.

 

엷은 새소리 가슴 헤치면

겨울나뭇가지 물오르는 소리

산골 어디쯤 숨어있는 암자 찾아

넙죽 절하고 두 손 모아 마음 접으면

선인사는 곳 따로 있을까

석양 등진 손길 헤진 마음

어느 바람인들 못 헹굴까 

 

매운바람에 웅크린 꽃잎

숨겨진 화냥기 못참아

입술 내밀은 교태에

가픈숨 몰아쉬는

하늘 걸린 산을 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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