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우는 억새꽃 / 김 종 원
꺼이 꺼이 억새꽃 우는 철원 월정 역
하늘에서 짝 잃은 새 한 마리
퍼덕이며 내려앉는다.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
한 쪽 날개를 잃은 가여운 기러기 한 마리
내 전생은 새였을까.
갈 곳 잃은 기러기의 짝 이었을까
북녘 하늘 아래에 두고 온 내 반쪽한 쪽
날개 잃은 내 작은 새는 누구
어깨에 기대어 잠들까.
반백년 넘게 월정 역 주변에 피어
철마보다도 더 고향으로 달려가고 싶어
숨어 흐느끼는 가슴을 따라 울면
작은 새의 한 쪽 날개가 될까.
노을 빛이 서러워
꺼이 꺼이 우는 억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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