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슴으로 우는 억새꽃/ 김종원

시인묵객 2016. 11. 12. 08:00

 

 

 

가슴으로 우는 억새꽃 / 김 종 원

 

꺼이 꺼이 억새꽃 우는 철원 월정 역

하늘에서 짝 잃은 새 한 마리

퍼덕이며 내려앉는다.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

한 쪽 날개를 잃은 가여운 기러기 한 마리

내 전생은 새였을까.

 

갈 곳 잃은 기러기의 짝 이었을까

북녘 하늘 아래에 두고 온 내 반쪽한 쪽

날개 잃은 내 작은 새는 누구

어깨에 기대어 잠들까.

 

반백년 넘게 월정 역 주변에 피어

철마보다도 더 고향으로 달려가고 싶어

숨어 흐느끼는 가슴을 따라 울면

작은 새의 한 쪽 날개가 될까.

 

노을 빛이 서러워

꺼이 꺼이 우는 억새꽃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 / 박미선  (0) 2016.11.27
낙엽 지는 거리를 / 용혜원  (0) 2016.11.15
바람/ 김남조  (0) 2016.11.09
가을에 당신에게 / 정호승  (0) 2016.11.06
가을은 아름답다/ 주요한  (0) 2016.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