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풍 경 / 박현자

시인묵객 2016. 9. 9. 08:00

수세미

 

 

 

 

풍경 / 박현자

 

여름날 울타리 밖

옥수수 밭의 바람소리

 

고추밭 가장자리

철조망 사이로

잠자리 날고

 

호박잎에

빗방울 떨어지면

소쿠리 가득

감자를 이고 오시던

어머니

 

흙 묻은 치맛자락으로

땀을 닦으며

비설거지로 바쁘셨지

 

화덕에선 수제비가 끓고

우린 툇마루에 앉아

여우비 지나간 하늘을 보며

참으로 시원했지

 

그 옛날에......

 

(시인, 경기도 양평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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