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김성수
그대 앞에서는 한껏 느슨해도 좋겠네
단단히 조이던 삶의 띠 끌러놓고
온몸 마디마디 배긴 힘줄 풀어놓고
살다 접힌 주름들 꾸밈없이 그대로
그대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겠네
타향 같은 세상 지쳐 떠돌다가도
낯선 곳 어디든 그대를 만나면
그곳이 금시 아늑한 고향이 되는
그대와 나 언제나 살 힘이 되면 좋겠네
서로의 마음속에 샘솟는 의미가 되고
손잡으면 느끼는 따사로운 서로의 체온
얼어붙은 세월의 강 넉넉히 건널 수 있는
얼어붙은 세월의 강 영원히 함께 할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