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10월의 서곡 /반기룡

시인묵객 2015. 10. 1. 08:00

 

 

 

 

 

10월의 서곡 / 반기룡

 

 

가을 햇 살 내리쬐는 시월의 첫날

냉기가 몰려오고 살갗은 전율을 한다

 

그리움의 언어가 넘실대고

황금물결이 수를 놓으며

숲 속은 피톤치드의 향으로 그윽하다

 

머지않아 만산홍엽으로 채색된

장관을 보리라

 

여름내 더위와 투쟁을 하였던 나무들도

이젠 전환의 여울목에서 자연의 원리에

스스로 몸을 내어 주리라

 

아름다운 옷으로 물들 나뭇잎이

벌써 손짓을 하듯 팔랑거린다

 

세월의 수레바퀴는

어김없이 산과 들에 깊은 색조로 조각하여

인산인해를 이루리라

 

어떤 것은 빨강색으로

또 다른 것은 노란색으로

형형색색 물들은

단풍의 행렬이 힘찬 날갯짓 하며

이 산 저 산 쉼 없이 물결을 이루리라

 

어느 날 그대에게 단풍 옷 입고 다가갈 때

시월의 서곡은 힘차게 출발하였다고

힘주어 말 좀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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