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곡선이 그립다 / 박 종 해

시인묵객 2015. 1. 12. 19:30

 

 

 

 

 

곡선이 그립다 / 박 종 해

 

 

죽 곧은 고속도로보다

꼬불꼬불한 시골길이 정겹다.

터덜 터덜거리며

먼지를 풀풀 날리며

트럭 타고 수학여행 가던 길.

 

그 덜컹거리는 차 때문에

고구마와 감홍 시와 찰떡이

사이좋게 범벅이 되듯이

어린 시절 추억은 정겹다.

 

이젠 어딜 가도

꼬부랑길은 보이지 않고

죽죽 뻗은 직선이 나를 피로하게 하네.

 

굽이굽이 흘러가는 봇도랑 물 같이

그리운 곡선을 따라

유년시절로 돌아가고 싶네.

 

(·시인,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