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이 그립다 / 박 종 해
죽 곧은 고속도로보다
꼬불꼬불한 시골길이 정겹다.
터덜 터덜거리며
먼지를 풀풀 날리며
트럭 타고 수학여행 가던 길.
그 덜컹거리는 차 때문에
고구마와 감홍 시와 찰떡이
사이좋게 범벅이 되듯이
어린 시절 추억은 정겹다.
이젠 어딜 가도
꼬부랑길은 보이지 않고
죽죽 뻗은 직선이 나를 피로하게 하네.
굽이굽이 흘러가는 봇도랑 물 같이
그리운 곡선을 따라
유년시절로 돌아가고 싶네.
(·시인,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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