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낮에도 떠있다
별에겐 왜 밤에만 떠있느냐고 묻지 말게나.
별은 언제나 빛을 강하게 내고있는 것을.
햇빛에 가려서 단지 낮엔 보이지 않을 뿐.
인간의 지혜가 그것 밖에 되지 않는 걸 탓하라.
별은 낮에도 하늘 한가운데 떠있다.
꽃에겐 왜 향기가 짙지 않느냐고 묻지 말게나.
꽃은 언제나 향기를 짙게 날리고있는 것을.
바람에 흩날려 단지 향기가 흩어질 뿐.
인간의 후각이 그것 밖에 닿지 않는 걸 탓하라.
꽃은 바람이 불어도 향기를 뿜고있다.
해에겐 왜 비 올 땐 안 보이느냐고 묻지 말게나.
해는 언제나 햇살을 세차게 비추고있는 것을.
구름이 짙게 깔려 단지 햇살이 뚫지 못할 뿐.
인간의 안목이 그것 밖에 되지 않는 걸 탓하라.
해는 비가 내려도 구름위로 햇살을 쏟고있다.
눈에겐 왜 차갑게 느껴지냐고 묻지 말게나.
눈은 언제나 온기를 가득 품고있는 것을.
대지가 눈밭으로 바뀌어 단지 춥게 느껴질 뿐.
인간의 촉각이 그것 밖에 닿지 않는 걸 탓하라.
눈은 추위 몰고 와도 눈송이엔 체온이 남아있다.
안개에겐 왜 앞을 가리고있느냐고 묻지 말게나.
안개는 언제나 허공 속에 머물고있는 것을.
물방울이 잔뜩 몰려와 단지 희뿌옇게 보일 뿐.
인간의 시야가 그것 밖에 닿지않는 걸 탓하라.
안개는 평소에도 허공을 향해 치닫고있다.
박순원 散文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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