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추억이라는 말에서

시인묵객 2013. 12. 13. 19:30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 이 향 아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가을 청무우 밭 지나서

상수리 숲 바스락 소리 지나서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오소소 흔들리는

억새풀 얘기가 들린다

 

추억이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래서 마냥 그립다는 말이다.

 

지나간 일이여,

지나가서 남은 것이 없는 일이여.

 

노을은 가슴 속 애물처럼 타오르고

저녁 들판 낮게 깔린 밥 짓는 연기.

 

추억이라는 말에는

열 손가락 찡한 이슬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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