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엽서 / 진 상 록
멀리 있는 당신께
엽서 한 장 고이 띄워 보냅니다
받는 이는 나를 기억하는 당신
보낸 이는 당신을 사랑하는 나
그리움 한 조각 우표로 꼬옥 붙이고
바람에 훨훨 띄워 보냅니다
많고 많은 사연 닳은 맘으로 쓰다 보니
뭉툭한 사연 추억에 금이 갈까봐
빈 엽서 한 장 띄워 보냅니다
어느 날, 바람을 타고 오는
빈 우편 엽서
한 장 받아 보시거들랑
할 말 다 못하고 그리움만 덕지덕지 붙인
간절한 이내 심사를
당신은 이미 알아보실 줄로 압니다
(시인, 1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