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우편엽서

시인묵객 2013. 10. 4. 19:30

 

 

 

 

 

우편엽서 / 진 상 록

 

멀리 있는 당신께

엽서 한 장 고이 띄워 보냅니다

 

받는 이는 나를 기억하는 당신

보낸 이는 당신을 사랑하는 나

그리움 한 조각 우표로 꼬옥 붙이고

바람에 훨훨 띄워 보냅니다

 

많고 많은 사연 닳은 맘으로 쓰다 보니

뭉툭한 사연 추억에 금이 갈까봐

빈 엽서 한 장 띄워 보냅니다

 

어느 날, 바람을 타고 오는

빈 우편 엽서

한 장 받아 보시거들랑

 

할 말 다 못하고 그리움만 덕지덕지 붙인

간절한 이내 심사를

당신은 이미 알아보실 줄로 압니다

 

(시인, 1971-)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0) 2013.10.06
시월의 엽서  (0) 2013.10.05
가을의 기도  (0) 2013.10.02
나의 구월은  (0) 2013.09.30
고독이라는 열병  (0) 2013.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