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맞춤 / 서 정 주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콩밭 속으로만 자꾸 달아나고
울타리는 마구 자빠뜨려 놓고
오라고 오라고 오라고만 그러면
사랑 사랑의 석류꽃 낭기낭기
하늬바람이랑 별이 모두 우습네요
풋풋한 산노루떼 언덕마다 한 마리씩
개구리는 개구리와 머구리는 머구리와
굽은 강물은 서천으로 흘러내려
땅에 긴긴 입맞춤은 오오 몸서리친
쑥잎을 지근지근 이빨이 허허옇게
짐승스런 웃음은 달더라 달더라
울음같이 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