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입맞춤

시인묵객 2013. 6. 13. 19:30

 

 

 

입맞춤 / 서 정 주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콩밭 속으로만 자꾸 달아나고

울타리는 마구 자빠뜨려 놓고

 

오라고 오라고 오라고만 그러면

사랑 사랑의 석류꽃 낭기낭기

하늬바람이랑 별이 모두 우습네요

 

풋풋한 산노루떼 언덕마다 한 마리씩

개구리는 개구리와 머구리는 머구리와

굽은 강물은 서천으로 흘러내려

 

땅에 긴긴 입맞춤은 오오 몸서리친

쑥잎을 지근지근 이빨이 허허옇게

 

짐승스런 웃음은 달더라 달더라

울음같이 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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