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기다림

시인묵객 2013. 5. 22. 19:30

 

 

 

 

 

기다림 / 모 윤 숙

 

 

천 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 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 지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리

 

먼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 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오월 강 위로 노를 저어 오시렵니까

 

감추인 사랑이 석류알 처럼 터지면

그대는 가만히 이 사랑을 안으려나이까

 

내 곁에 계신 당신이온데

어이 이리 멀고 먼 생각에 가지에서만

사랑은 방황하다 돌아서 버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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