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겨울

시인묵객 2012. 12. 28. 19:30

 

 

 

 

 

 

겨울 / 성 낙 희

 

 

 

황홀하여라.

아우성 하던 초록

뿌리로

다 돌아들 오고

빈 가지마다

은사(銀絲)처럼 걸리는

빛과 바람.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 비로소

이 흰 바람 속에

먼 구름 먼 하늘

 

언 땅에서 올라오는

청 보리 새순

푸른 숨소리까지

아지랑이 여릿여릿

연보라 흔들림까지

 

자연이여,

가장 깊은 어둠에서

가장 밝은 눈부심

층층이 길어 올리는

깊은 잠에 안겨서라도

잠들지 않는

고요한 오성(悟性)이

황홀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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