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담은 일기장 / 노 원 호
지난여름
해변을 다녀온 일기장에
동해의 퍼런
바다가 누워 있다.
깨알 같은 글씨
바다를 읽으면
골골이 담겨지는
바다의 비린내
한 잎
갈피를 넘기면
확 치미는 파도 소리
갈매 빛 바위에서
울어 대는 물새 소리.
아
바다가 들어와
누운 그 자리
눈을 감아도 팽팽히 일어서는
파도 소리 우르르
장마다
미친 듯 신이 들려
파랗게 넘치는 바다의 살점들
이제는
바다를 멀리 두고서도
바다를 껴안은 듯
일기장 구석구석
줄줄이 읽으면
바닷물이 어느 새
몸에 와 철썩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