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바다를 담은 일기장

시인묵객 2012. 8. 11. 19:30

 

 

 

 

바다를 담은 일기장 / 노 원 호

 

 

지난여름

해변을 다녀온 일기장에

동해의 퍼런

바다가 누워 있다.

 

깨알 같은 글씨

바다를 읽으면

골골이 담겨지는

바다의 비린내

 

한 잎

갈피를 넘기면

확 치미는 파도 소리

갈매 빛 바위에서

울어 대는 물새 소리.

 

바다가 들어와

누운 그 자리

눈을 감아도 팽팽히 일어서는

파도 소리 우르르

 

장마다

미친 듯 신이 들려

파랗게 넘치는 바다의 살점들

 

이제는

바다를 멀리 두고서도

바다를 껴안은 듯

 

일기장 구석구석

줄줄이 읽으면

바닷물이 어느 새

몸에 와 철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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