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나무

시인묵객 2012. 4. 21. 19:30

 

 

 

 

 

 

나무 / 김 후 란

 

 

 

어딘지 모를 그곳에

언젠가 심은 나무 한 그루

자라고 있다.

 

 

높은 곳을 지향해

두 팔을 벌린

아름다운 나무

사랑스런 나무

겸허한 나무

 

 

어느 날 저 하늘에

물결치다가

잎잎으로 외치는

가슴으로 서 있다가

 

 

때가 되면

다 버리고

나이테를

세월의 언어를

안으로 안으로 새겨 넣는

나무

 

 

그렇게 자라 가는 나무이고 싶다.

나도 의연한 나무가 되고 싶다.

 

 

(·시인, 1934-)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0) 2012.04.23
바람의 목회  (0) 2012.04.22
들꽃의 노래  (0) 2012.04.20
엉겅퀴의 노래  (0) 2012.04.19
들꽃 편지  (0) 2012.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