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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시인묵객 2012. 3. 17. 19:30

 

 

 

 

 

 

 

 

강 변  / 김 순 아

 

 

 

누구 그리운 사람 있어 강변에 한번 나가봐라

망초꽃 미나리꽃 이름 없는 풀꽃들

그리움으로 피어 하아얗게 모여있다

 

때로는 갈증으로 시들어가며

때로는 온몸 물에 잠긴 물풀이 되어

소리 없이 젖어서 흔들리고 있다

 

강 건너 편을 바라보는 가슴엔

퍼내도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그리움

아직 저 강 건너 편에도 건너오지 못한

풀꽃이 날마다 울먹이며 살고 있다

 

날마다 애타는 그리움

강물에 풀어놓으며 살아가고 있다

 

비 내리면 빗물에 띄워 보내고

바람 불면 바람결에 날려보낸 꽃잎들

어느 하나 무사히 닿았다는 소식도 없이

결국은 강물에 휩쓸려 가버리고

보고싶다 보고싶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닿을 수 없는 저만큼의 거리를 두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다

 

세월이 갈수록 시퍼렇게 멍들어 가는 마음

강물 속에 풀어놓으며 살고 있다

서러운 마음 강물 속에 가만히 담가보며 살고 있다

 

그럴 때마다 강물은

더 크게 출렁거리며 흘러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