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참 좋은 말

시인묵객 2012. 2. 16. 19:30

 

 

 

 

 

참 좋은 말 / 천 양 희

 

 

내 몸에서 가장 강한 것은 혀

한 잎의 혀로

참, 좋은 말을 쓴다

 

미소를 한 육 백 개나 가지고 싶다는 말

네가 웃는 것으로 세상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

오늘 죽을 사람처럼 사랑하라는 말

 

내 마음에서 가장 강한 것은 슬픔

한줄기의 슬픔으로

참, 좋은 말의 힘이 된다

 

바닥이 없다면 하늘도 없다는 말

물방울 작지만 큰 그릇 채운다는 말

짧은 노래는 후렴이 없다는 말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말

한 송이의 말로

참, 좋은 말을 꽃 피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란 말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는 말

옛날은 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꾸 온다는 말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을 버리다  (0) 2012.02.18
고사목  (0) 2012.02.17
겨울 숲  (0) 2012.02.15
저문 강에 삽을 씻고  (0) 2012.02.14
여행을 가고싶다  (0) 2012.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