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에게

시인묵객 2011. 9. 21. 17:30

 

 

 

 

 

 

 

 

가을에게   / 고 지 연

 

 

 

 

 

녹음이 짙은 나무 우듬지에

선홍빛 가을물 눈동자 에 어리면

벌써 부터 시려오는 가슴

날마다 물처럼 내려갈 단풍

바닥 까지 내려가면 잎이 지겠지

 

가을아~

이 계절은 무심히 보내기 싫어

지난여름 너무 더워 흘려보낸 날 들

가을마저 서두르면 허무함 어찌할까

잎 끝에 고운 색(色) 오래 머물러

게으름 피우며 눌러 앉아라

 

 

지난여름 폭염으로 속 좁게도

상처 준 사람 찾아 화해도 하고

한여름 뚝 잘라 내던진 날들

가을엔 다시 찾아 메꾸어 야지

잠시 멈추었던 고만한 여유라도

다시 얻어내 채우고 싶다

 

 

올 가을은 시간을 단풍 속에 매어 두거라

가을타는 냄새 그 속에서

나도 한번쯤 태우고 싶은

그리운 이 만나러 떠날수 있게

 

 

노을빛 머플러 목에 두르고

갈바람 옷깃 스치는 억새밭에서

바라만 보던 사람 만나고 싶어

여름이 힘들었던 올 가을은

되돌려 가을로 멈추어 놓고

오색단풍 이야기 엮어내는

잊지 못할 추억하나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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