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는 왜 혼자 흔들리는가 / 이 양 덕
가슴을 풀어헤치고 지나는 바람이
그리움을 안기고 가면
갈대는 서럽게 흔들리고 있다
저마다 사유를 안고 있지만
갈대는 가고 없는 이를 기다리는
슬픔을 지울 수가 없어
종일 강물에 젖은 몸으로
하얀 머리카락 쓸어 올리며
흔들리고 있다
싹둑 베어간 텅 빈 자리에
별들이 그리움의 부풀린 입 벌려
서러움을 아르르 쏟아내고
노을빛 흐르는 해거름에
빈 가슴 부벼 대며 서걱거리는
갈대의 울먹임 가슴 저민다
상처 난 마디마다 신음 소리
진흙 속으로 용해되어 흘러 내려도
첫사랑처럼 애틋한 사랑을 꿈꾸며
연둣빛 봄을 기다리는 갈대는
가을이면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