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내 사랑은

시인묵객 2011. 6. 30. 15:11

 

 

 

 

 

 

 

 

 

내 사랑은    / 송 수 권

 

 

 

저 산마을 산수유꽃도 지라고 해라

저 아래 뜸 강마을 매화꽃도 지라고 해라

 

살구꽃도 복사꽃도 앵두꽃도 지라고 해라

하구 쪽 배 밭의 배꽃들도 지라고 해라

 

강물 따라가다 이런 꽃들 만나기로소니

하나도 서러울 리 없는 봄날

 

정작 이 봄은 뺨 부비고 싶은 것이 따로 있는 때문

저 양지쪽 감나무 밭 감잎 움에 햇살 들치는 것

 

이 봄에는 정작 믿는 것이 있는 때문

연초록 움들처럼 차오르면서, 햇빛에도 부끄러우면서

지금 내 사랑도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며 크는 것 아니랴

 

감잎 움에 햇살 들치며 숨 가쁘게 숨 가쁘게

그와 같이 뺨 부비는 것, 소곤거리는 것,

 

내 사랑 저만큼의 기쁨은 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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