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안 희 선
너무 멀리 왔습니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두세요
나 이제 비로소
이곳에서 편하니까요
부산스러웠던 삶
적막에 닿았다
아직도 나 때문에
쓸쓸해 하는 사람 있을까
사방은 고요하여
어떤 추억도 잠에서
솟아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먼 곳에서 누군가
한숨지을 것 같다
사랑하면
잠들어도 아픈 것일까
항상 멀거나
서먹했던 꿈은
이제 사 아늑한 무덤 안쪽에
꽃등처럼 환한데
홀로 있어
맑은 시간이라 되뇌어도
그리움을 자초한 죄는
죽어도 씻을 길 없어
환한 어둠 속에
깊은 잠을 자면서도
나는 네가 그립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은 (0) | 2011.05.28 |
---|---|
봄비에 젖은 풀잎편지 (0) | 2011.05.27 |
봄비 간이역에 서는 기차처럼 (0) | 2011.05.25 |
오월 (0) | 2011.05.24 |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0) | 2011.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