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시인묵객 2011. 5. 26. 16:13

 

 

 

 

 

 

 

 

비  /   안 희 선

 

 

 

너무 멀리 왔습니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두세요

 

나 이제 비로소

이곳에서 편하니까요

 

부산스러웠던 삶

적막에 닿았다

아직도 나 때문에

쓸쓸해 하는 사람 있을까

 

사방은 고요하여

어떤 추억도 잠에서

솟아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먼 곳에서 누군가

한숨지을 것 같다

사랑하면

잠들어도 아픈 것일까

 

항상 멀거나

서먹했던 꿈은

이제 사 아늑한 무덤 안쪽에

꽃등처럼 환한데

 

홀로 있어

맑은 시간이라 되뇌어도

그리움을 자초한 죄는

죽어도 씻을 길 없어

 

환한 어둠 속에

깊은 잠을 자면서도

나는 네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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