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위에 쓰는 편지 / 이 채
길가다 예쁜 나뭇잎 한 장 주웠어요
책갈피에 곱게 눕혔지요
그 나뭇잎 예쁘게 마르면
그대에게 부칠 사랑의 시를 쓸 거예요
곱게 쓸 거예요
날 바라보는 그대 눈동자처럼
그대가 곱다고 했던 내 머리 결처럼
맑게 쓸 거예요
이른 새벽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옹달샘 떠 있는 파아란 하늘 구름 담아
담담하게 쓸거예요
부담스럽지 않게
그대가 내게 다가오기에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별에게 맹세하고
달에게 고백하듯
사치스런 악세사리는 걸치지 않을래요
내 사랑이 꽃으로 피어
그대만을 위한 한편의 시가 되고 싶어요
그대!
낙엽 위에 쓴 시를 읽고
사랑의 옷을 입혀 주어요
그대와 나의 사랑이
상처가 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