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낙엽 위에 쓰는 편지

시인묵객 2010. 9. 27. 18:38


 

 

 

 

 

 

 

낙엽 위에 쓰는 편지      /  이 채

 

 

 

 

길가다 예쁜 나뭇잎 한 장 주웠어요
책갈피에 곱게 눕혔지요

 

그 나뭇잎 예쁘게 마르면
그대에게 부칠 사랑의 시를 쓸 거예요 

 

곱게 쓸 거예요
날 바라보는 그대 눈동자처럼
그대가 곱다고 했던 내 머리 결처럼 

맑게 쓸 거예요

이른 새벽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옹달샘 떠 있는 파아란 하늘 구름 담아

담담하게 쓸거예요

부담스럽지 않게
그대가 내게 다가오기에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별에게 맹세하고
달에게 고백하듯
사치스런 악세사리는 걸치지 않을래요

 

내 사랑이  꽃으로 피어
그대만을 위한 한편의 시가 되고 싶어요

 

그대!
낙엽 위에 쓴  시를 읽고
사랑의 옷을 입혀 주어요

 

그대와 나의 사랑이
상처가 나지 않도록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 무렵  (0) 2010.09.29
동행  (0) 2010.09.28
가을 엽서  (0) 2010.09.26
가을 사랑은 낙엽이 되는지  (0) 2010.09.25
둘이 걷는 보름달  (0) 2010.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