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중년의 간이역에는 그리움도 쉬어갑니다

시인묵객 2010. 7. 7. 16:44


 

 

 

 

 

 

 

중년의 간이역에는 그리움도 쉬어갑니다  /  김 설 하

 

 

 

 

통속적인 사랑도 인생의 기착지(寄着地 )
기차 레일 밟는 소리 멀리서 들려올 때
바람 몰려간 플랫폼 우수수 떨어진 낙엽
천장 만장 흩날리고 부서지는 찰나
선들 들어서는 얼굴 하나 차창에 그립니다

 

사랑이 별거더냐 읊조린 유행가 가사처럼
허무함이 동공 가득 실핏줄 세워도
가슴 쥐어뜯는 아픔쯤 얼마든지 감내할
우수에 젖은 간이역 발길 내려놓으면
고독을 밟고 기적소리 멀어집니다

 

텅 빈 대합실 낡은 나무 의자
오래도록 홀로였을 우두커니 서 있는 자판기
주머니를 뒤져 잡힌 동전 밀어 넣고
보고 싶다는 말 물 떨어지는 소리에 섞여
중년의 간이역에는 그리움도 쉬어갑니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사람이여  (0) 2010.07.09
그대는 다가갈 수 없는 그리움입니다  (0) 2010.07.08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0) 2010.07.06
낙화  (0) 2010.07.05
외로울 때면 너를 찿는다  (0) 201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