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나는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시인묵객 2010. 1. 30. 19:04


 

 

 

 

 

 

 

나는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   이 해 인

 

 

 

 

내 허전한 마음을

기도로 채우지 못할 때는

혼자서 산에 오릅니다

 

하늘을 향해 푸드득거리는

한 마리의 어린 산새처럼

나는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내 단단한 고독을

시로도 녹일 수 없을 때는

혼자서 산에 오릅니다

 

잃어버린 언어를 찾듯 여기저기 흩어진

작은 솔방울들을 주우면 나의 손끝에서

웃음을 튕기는 햇살

 

바다빛도 묻혀 온

저 청청한 솔바람 소리에

당신의 정든 음성을 내가 듣습니다

 

한 장의 고운 추억을 따듯 한 장의 고운 나뭇잎을

손에 들고 서 있으면 나는 보채는 어린이처럼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 품에 안기듯

깊은 산에 깊이 안겨

깊이 잠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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